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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펌] 술 이야기

동호회 회원의 술 이야기 (술먹는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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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좋아한다. 아주 많이
와이프 말을 빌리자면 술하고 결혼했단다 --;;

내가 처음 술을 입에 댄 것은 아주 어린 시절이었다.
전북 부안에 농촌.
힘들게 하루 종일 농사짓던 아버지는 저녘 무렵이 되면 막걸리를 사오라고 시키셨다.
그 어린 시절에 나는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아오면서 호기심에 한 모금 먹어 봤다.
맛있더만 --;;
그 후에 나는 심부름 할 때마다 한모금씩 먹곤 했는데 언젠가는 주전자가 아닌 댓병에다가
막걸리를 받아오다가 그날 따라 몇 모금을 들이켰는데 헉! 주전자는 먹어도 표시 안나는데
댓병은 유리병이니 표시가 확연히 나는 것이 아닌가 --;; 아버지한테 걸리면 디지게 맞을 것이
당근이니 ... 나는 또랑에서 흐르는 물을 병에 채워서 가슴을 졸이며 아버지께 드렸다.
한모금 드시더니 맛을 이상함을 느끼신 아버지는 가만히 내얼굴을 쳐다보셨다.
그날따라 몇모금을 마셔서 그랬던지 지은 죄 땜에 그런 건지 내 얼굴은 빨개져 있었으니..
내볼을 꼬집어 얼굴을 가까이 대신 아버지는 내입에 코를 대시고 냄새를 맡으시더니..
"이 대갈빡에 피도 안 마른 자식이!".....퍽! 퍽! 퍽!
그렇게 해서 난 유년기 금주를 하게 됐다.  

고등학고 때 다시 술을 입에 댔는데 이유는 사실 없었다.
유명한 괴테 아저씨 말을 빌리자면 그 시절은 이유없는 반항을 하는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닌가.
그 당시의 소주는 사카린 들어간 25도 짜리였던거 같은데 요놈이 보통 쓴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다음날 아침에 대갈빡이 깨질 것 같은 숙취는 거의 살인적이었다.
팁인데 술먹고 우황청심환 먹으면 다음날 아침 개운하다. 믿거나 말거나 ^^
그래서 그랬던지 난 술을 싫어했다. 그냥 친구들끼리 어울려 놀다 보면 먹곤 했는데 별로 좋아
하진 않았다.

내가 술을 진정으로 즐기기 시작한 것은 재수할 때였다.
그 시절에 술친구를 만나면서 술에 맛이 술을 먹는것이 아니라 그 분위기를 조성하고 업해 주며
서로를 더욱 친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그때 여름에 남산에서 대낮에 순대곱창에 쏘주를 까고 남영동에 있는 학원으로 버스를 타고 오고 있었다.
소주를 둘이서 5병을 깠으니 좀 취했었고 친구놈은 속이 안 좋은지 오바이트 해야 하니 내리자고 졸라댔고 나는 한정거장만 가면 되니 좀 참으라고 다독였었다.
남영동에 가면 금성극장이 있었고 그 앞이 버스정류장이었으며 극장 1층은 롯데리아가 위치하고 있고
그 앞은 항상 사람이 많아서 보행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욱! 욱!" 하며 입가를 가리고 오버이트를 참고 있던 친구는 버스가 정차하자마자 마구 뛰어내리더니
사람들을 헤치고 롯데리아 유리벽에 선채로 양손을 턱 대니 유리벽 안에서 막 햄버거를 한입물던
데이트하던 남녀가 무슨 일인가 쳐다 본다.
순간!
"우우우우에에엑~~~~~~~~~~~~~~~~~~~~~~~ "
이빨에 짓이겨져 침에 녹고 위액과 소주에 뒤범벅이된 그 빨간 순대곱창과 국물이 줄줄 흐르던 롯데리아
유리벽. 너무나도 놀라운 눈동자와 함게 토사물이 덮치는 줄 알았는지 여자는 놀라서 의자채로 넘어가 버렸다.
입가를 쓱 닦고 토사광란을 다한 친구가 유리벽 맞은편 쓰러진 여자에게 머리숙이며 하는 말

"죄송합니다"

그렇게 술을 먹으며 살다 좀 끊었던게 군대를 가면서였다.
신병때 먹을수가 있어야지 원 --
하지만 상병 말호봉이 되니 ㅋㅋ 중대에 내위에 고참이 3명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푸하하하!
그때부터 야간보초하며 하루에 한병씩 먹게 되었다. 식당에서 빵을 가져와서 소주 안주하면서 흐흐흐
먹은 소주병은 산 위로 힘껏 던져서 흔적을 없애버렸으니 인사계와 중대장한테만 먹다 걸리지 않으면
이상무였다. 그러나 호사다마였던지 계절이 가을을 지나 겨울이 되자 두둥! 낙옆이 다 지는 것이 아닌가!
산에서 반짝반짝 병들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본 인사계는 산에 올라 술병을 확인하더니 소대원을 전부 집합시켰다. 수거된 푸대자루 5개에 가득 담긴 소주병들 --;;;;
진짜 x나게 굴렀다 --;;;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제대를 하고 복학했다.
그 때 내별명이 "술먹는 황소"였다 --;;
한번은 여자에게 차이고 하도 쪽팔리고 괴로워서 포장마차에서 소주 4병을 먹고 한병을 더시켰더니
주 인아줌마가 더는 못팔겟다고 해서 슈퍼에서 맥주랑 소주랑 사서 공원에서 혼자 먹고 있는데 마침 친구가 와서 또 몇 병인가 사 와서 먹다가 뻗어서 그냥 잔디 밭에서 자고 일어나 아침에 해장한다고 맥주 한박스 쳐 먹고 또 취해서 다시 뻗었다가 저녘에 날 찿으러온 동생편에 무사히 귀환한 적 있었는데 사실 괴롭다고 술 먹어 봤자 별로 잊는데 도움 안 되는 것이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면서도 차인 생각이 선명히 나서 더 괴롭더만요 ㅋㅋ
학교를 졸업하고 별 볼일 없이 놀다가 바로 위에서 말한  친구놈이랑 노가다를 몇 개월 해서 300만원을 모아서 차량포장마차를 개업했죠.
근데 이게 또 만만찮더많요.
조금 유흥가쪽 장사 잘 될만한데서 주차하고 자리 펴면 5분도 안 되서 나타나죠. 마징가 말고 우리 양아치 아저씨들 --;;  "이런 c8놈들이 누구 허락받고 여기서 장사하는거야"
참나! 어이 없어서 이게 니들 허락 받고 해야 되는 거냐 ! 이 돼지xx들아! 이렇게 말해주고 싶지만 이것들은 개 패듯이 사람 패는 놈들이라 뒤지게 맞을 것 같아서 곧 바로 죄송합니다 하고 자리접고 이동하죠 --;;
이 런 애들 없는 곳은 장사도 별루고 또 가게 사람들이 또는 0돌이 아저씨들이 0청애들이 ..허미 먹고 살기 힘들어서 걍 둘이서 술이나 먹고 지내다 결국 자유로에서 자리를 폈죠. 지금 생각해보니 차량운전자에게 술을 팔았으니 원! --;;
주 고객은  버스기사 아저씨였는데 야간에 퇴근하면서 저희 가에 와서 한잔씩 하고 가셨죠.
그런데 이분들 계산할 때 보면 꼭 동전으로 계산하신다는 말씀.
얼마에요? 예 2만원입니다. 여기요 촤르르.... 사실 그 시절엔 봉급으로만 살기 힘들었으니 그정도 삥땅은 ^^
그거 일일이 세는 것도 고욕이죠 백원짜리 200개 --''
포장마차 새벽에 접고 동네 와서 술 한잔 하고 흐흐

그렇게 술 먹으며 살다 보니 결국은 몸이 망가지더군요.
이럴 수가, 소주 한병만 먹으면 취하더라구요.
아~ 인생이 이렇게 몸이 이렇게 망가질 수도 있다는 걸 깨달고 포장마차를 친구에게 다 넘겨버리고 그 돈으로 개소주를 다려서 3달 동안 꾸준히 술 끊고 장복하면서 덤으로 인생이 머 술 없다고 재미없는 건 아니란 걸 깨달았죠.
아~ 사실 조금 재미없어요 ^^
두근거리며 다시 술을 먹어봤더니 오호라~ 예전 몸의 80%는 회복됐더군요 ^^
팁입니다. 남자한텐 개소주가 최고여~

머 사랑하는 와이프를 만나서 결혼하고 신혼초에는 술땀시 많이 잔소리 먹었죠.
지금도 그러한 잔소리를 많이 듣지만 ^^ 잔소리는 사실 애정이 있어야하는 거니 들을만 하죠.


나 : "내가 먹는 술의 반은 내 눈물이야. 남자의 눈물이란 말야 그러니까 잔소리좀 하지마 !"
와프 : "어이 없어서 원!  그 반은 내 눈물이네. 이 사람아!'
나 : "사실 나 회충 있어 그래서 회충 죽일라구 술 먹는 거야!"
와프 : "회충이 술 먹고 사나 부지? 잉간아 잉간아!"

어찌 말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더군요. 와프는

좋은 일이 있을때 술을 마신다
나쁜 일이 있을때 술을마신다
축하할 일 있을때 술을 마신다
친해지기 위해 술을 마신다
고백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
그리운 사람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
속이 상할 때 술을마신다
누군가 보고 싶을때 술을 마신다
울적하면 술을 마신다
비가 올 때면 술을 마신다
피로에 지쳤을 때 술을 마신다
호기심에 술을 마신다
외로움에 술을 마신다
마음이 아플 때 술을 마신다
화가 날 때 술을 마신다
스트레스 받으면 술을 마신다
반가운 사람 만나면 술을 마신다
울고 웃기 위해 술을 마신다
그냥 술을 마신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술에 취해 있나 보다.  

전 요새 저기 마지막에 있는  그냥 술을 마신다에 해당되는군요 .
위의 글만 보면 저 술많이 먹는 것 같지만 저 약합니다 . 1병! 오해하실까바 ^^
저번에 롯지에서 막걸리 같이 드신 분이 스윙님과 비타입님인듯 합니다.
잔차 손봐 주신 비타입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못햇네요.(언젠 쇠주 한 잔 하시죠 ㅋㅋ)
옛날 일들을 적다 보니 짧게 끝나는 말이 많군요.
기회 되면 술한잔 따를테니(역겨울래나 ;;)  이해를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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