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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유

낯선 길을 가다


2004.12.15

 

같이 탈 만한 이들을 기다려 보지만 아무도 없었다.
집으로 갈까 천변으로 나가 볼까.
막상 천변길에 올라 서기만 하면 어딘가로는 갈 것이다.
신호등 앞에서도 갈등한다.
감기도 막바지인데 무리하지 않는 게 좋겠지.

신호 바뀌었다. 에라...

학의천변을 따라 내려 간다.
어디를 갈까?
삼막사가 떠오른다.
오늘 기록 갱신 함 해 봐.
2.6km에 15분대라...
바엔드도 달았고 클릿패달질도 조금은 익숙해졌을 것이고
13분대에 가능하지 않을래나....상상한다.

어쩌다 보니 삼막사 아래.
너무 힘들다.
기록 갱신은 다음으로 미루자.

시원하게 내리막을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가다 보니 안양유원지가 생각난다.
저기를 십 수년 전에 한 번 가 보았던가...
길 양쪽으로 술 파는 집들이 다음을 기약하게 한다.
취한 이들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아는 이 없는 낯선 길에서 혼자 헥헥거리고 있다.

길이 생각보다 깊다.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 정문이 앞을 막는다.

돌아 나오다가 오른편으로 짧은 오르막이 보인다.
아쉬운데 저기라도 힘차게 올라 보자.
모퉁이를 돌자 시멘트 길이 나타나고
가로등이 길게 이어진다.
멀리 주차해 있는 차가 보인다.
낮에는 저기까지 음식점이 문을 여나....
여전히 힘차게 패달질.
왠걸! 길이 끝이 안 나고 가로등은 산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모드 전환하여 오른다.
공터와 문 닫은 가게, 화장실이 보인다.
개가 놀랐는지 길의 끝에서 짖고 있다.
잠시 휴식한다.
길의 끝은 얼마 남지 않은 듯한데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내려 온다.

 

그 길은 염불암 오르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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