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13
어제 밤에 그 자전거포에서 다이아몬드님과 이런저런
얘기하다가오늘 한바퀴 돌기로 했다.
다이아몬드님은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워 참석이 불투명함에도
그냥 번개를 올렸다. 갑자기 쳐야 번개다.
아침 아홉시에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역시 아무도 없다.
역시 이번에도 내가 치는 번개는 잘 안 맞았나 보다.
그래도 15분 기다렸다. (불사조님이 나오신다길래 5분 더)
비산대교가 공사 중이라 다리밑 길이 막혀서 횡단보도 건너 출발했다. 혼자.
09:20분 쯤 출발.
시작부터 29km/h가 유지된다.
이런 것을 쾌조의 스타트라 하지.
아니면 첫끗발, 개끗발.
이 속도는 한강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유지되었다.
평속 28km/h. 50분.
10분간 쉬고 다시 출발.
역시 쾌조의 스타트.
2km 가량 갔을까...갑자기 난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20km/h까지 떨어진다. 이상하다.
마라톤 대회가 있나 보다.
대단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주자들을 피해 자전거 도로로 가지 못하고 잔디밭으로 갔다.
숨은 차지 않는데 힘이 나질 않는다.
할 수 없이 63빌딩 근처 매점 앞에 세우고
컵라면 하나를 사 먹었습니다. 1,300원. 비싸다!
조금 기운은 나긴 하지만 의구심은 떨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기분으로
25km/h에서 시작했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좀 낫다.
마주오는 마라토너, 길 양쪽을 점유해버린 마라토너 나쁘다.
그렇게 잠실운동장까지 갔다.
양재천/탄천 합류지점에 가서 자전거를 세웠다.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나를 알아 본다.
누구지?
"누구세요?"
불사조님이었다.
현기증까지 나는데 아는 분을 만나니 안도감이 든다.
또 먹는다. 한 봉지에 물 다 비우고(이런 적 없었는데).
이제 둘이서 간다.
체력의 문제로 탄천으로 돌지 못하고 양재천을 따라 간다.
양재천 자전거도로가 끝나는 곳에 할아버지 두 분이 생활자전거를
타고 계셨다. 대공원 가는 길을 물으신다.
불사조님이 길을 알려 주시고 안내를 하신다.
중고등학생들이 모르는 길을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나온 것처럼
할아버지 두 분도 그랬다.
왠지 기분이 묘하다.
경마장 지나 대공원 입구를 지난다.
더 이상 못 가겠다.
불사조님께 점심 먹고 가자고 말씀 드렸다.
그냥 가자고 하면 큰일인데...다행스럽게도 동의하신다.
밥 먹고 나니 훨씬 낫다.
역시..아무리 많은 이동식이라도 채워지지 않는 게 있나 보다.
과천을 가로 질러 간다.
인덕원으로 가는 작은 고개에서 해머링으로 30km/h가 넘는다.
다시 한 번 밥심에 스스로 놀란다.
회사에 오니 1:20분쯤.
예정 경로를 따라가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겨우내 오래 쉬었다면 각별히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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