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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유

안양에서 일산 다시 일산에서 안양

2004.05.24

 

지난 토요일.
점심 때까지의 계획은 일요일 정모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이 생겨 일산을 갔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대략 50km 쯤 될 듯 싶다.
2시간 반만에 도착했다. 기록이다.
안양천에서 뒷바람의 영향도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일요일.
돌아가는 길은 좀 더 먼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정모에는 참가 못 해도 속초를 가기 위한 연습은 해야지.
종합운동장 옆을 지나 행락객들로 붐비는 호수 공원 옆을 빠져 나왔다.
빠져 나올 무렵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는 차와 부딪힐 뻔했다.

손 들어 주고 가던 길을 갔다.
오후 3시 쯤이었는데 도로가 조금 이글거렸다.
속초는 6월보다는 5월이 낫겠다.
그래도 7월보다는 6월이 낫겠지.
행주대교를 건넜다.
폐쇄된 구행주대교로 자전거 타고 가는 이들이 보였다.
빠르다!
한강둔치에 내려섰다.
아래쪽으로는 이 곳부터 한강 자전거도로가 시작된다.
자전거 타는 이들을 가장 많이 본 날이었다.
사고도 두 건 목격했고.
한 건은 자전거와 자전거,
또 다른 한 건은 자전거와 인라인.
나는 천천히 갔는데도 여러 번 부딪힐 뻔 했다.
자전거를 가장 잘 타는 것은 안전하게 타는 것이라는
생각을 떠 올리면서 조심 또 조심!
중간에 밀밭 사진 찍기도 하고 원동기 단 자전거
쫓아도 가고 하면서 잠실 탄천에 진입했다.
한강에서 5-6킬로미터 쯤 가서 잠깐 쉬었다.
탄천 자전거 도로 가운데 유일한 다리가 있는데 건너기 바로 전.
물 먹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어! 이상하다.
뒷바퀴를 보니 윽! 빵꾸!

기어이 우려하던 것이 오고야 말았다.
이 동네는 조금 아는지라 우선 자전거포를 떠올렸다.
내가 아는 곳은 걸어서 최소 30분 이상.
내가 때우자니 자신도 없고 번거롭기도 하고.
그래도 한 번 해 볼까.
우선 으슥한 풀섶으로 자전거를 데리고 가서 눕혔다.
다행히 원인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얇고 짧은 그러면서 이리저리 뒤틀린 강철 철사였다.
때우고 있는데 누군가 내 앞에 섰다.
못 하는 거 남이 바라 보니 괜히 혼자 민망하다.
이럴까 봐 으슥한 곳으로 왔더니만 꼭 이런 사람 있다니까.
말을 먼저 거시는데 50 전후의 아주머니셨다.

몇 분이 더 계셨고 복장을 갖춘 아주머니들이었다.
튜브가 있다 하셨는데 사양했다.
튜브 교체가 더 어려워보였다.
그리고 자동차 빵꾸 때우는 것처럼 튜브 안 까고 때우는 게
있다고 하시면서 동료 아주머니에게 가지고 있는지 물으셨다.
없다고 하셨는데 감사할 따름이다.
깔끔하게는 아니었지만 빵꾸는 거의 때워가고 있었다.
아주머니들은 풀섶에서 뭔가를 채취하셨다. 미나리인가?
바람을 넣고 잠깐 기다렸다.
오호! 버틴다. 뿌듯!
이제 다시 출발.
그렇게 분당까지 갔다.
이제는 땀도 안 난다.
공동묘지 고개를 넘어 안양에 돌아왔다.
가신 분들이 혹시 지금 돌아오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보았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저녁 7시쯤이었으니.

회사에 도착하니 여러 사람들 있었다.
일 끝내고 스타를 했다.
12시 쯤에 술 먹으러 갔다.
새벽 두 시 넘어 집에 돌아갔다.
힘들고 지치는 하루였다.

그 덕에 오늘 늦잠을 잤다.
회사에 지각했는데 오늘은 지각하지 말아야 되는 날이었다.
대부분 남들보다 일찍 오는데 하필이면 이런 날 지각이라니.
원인은 자전거 무리하게 타서 그런 것이지만
표면적으로는 술 때문이라 우겼다.
같이 먹은 이들도 있으니 알리바이도 성립하고.
술에 대해 이렇게 관용적인게 신기하다. 
어쨌든 자전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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