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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유

[09.11.07] 북악하늘길

2009.11.07 (토)

새벽두시쯤에 잤는데 네시 조금 넘어 깨었습니다.

인터넷 돌아다니다 일요일 날씨를 확인합니다.

바뀌지 않고 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러면 내일은 기약할 수 없으니 우선 오늘이라도 타자는 마음으로 번개를 띄웁니다.

혼자여도 가 볼 생각으로....

 

조금 장거리가 될 듯하여 조금 더 잡니다.

아침은 분식집에 가서 주먹밥 하나 먹습니다.'

가게에 들러 쵸코렛과 땅콩이 버무려진 막대를 세 개 삽니다.

 

쌍개울에 가니 아무도 안 나오셨네요.

9시5분까지 기다리고 혼자 출발합니다.

안양철교부터 일부 구간에 자전거도로 공사중입니다.

도림천 합수부에서 수도물로 물통을 채웁니다.

성산대교 건너 휴식하며 세 개 중 한 개를 먹습니다.

마라톤대회가 있는 모양입니다.

 

홍제천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몇 년 전에 갈 때는 개울이 말라 있었는데 물이 제법 있습니다.

중간에 분수도 만들었고... 이 곳도 일부 구간에 자전거도로 공사중입니다.

 

홍제천 자전거도로 끝에서 차도에 올라섭니다.

상명대학교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되는데

상명대학교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없습니다.

길이 긴가민가 하지만 그냥 가 봅니다.

 

도로가 은근한 오르막입니다.

여전히 표지판에 상명대학교란 글자가 안 보입니다.

"세검정 500M"란 글씨가 보입니다.

조금 더 가니 상명대학교가 보입니다.

학교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합니다.

오르막입니다.

터널 전에 오른쪽 가장자리 오르막길로 갑니다.

"팔각정"이란 표지판이 있습니다.

 

창의문에서 팔각정까지 2.8km.

산속에 난 2차선 도로는 한산한 편입니다.

오른쪽은 울타리가 길게 쳐져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경사는 완만한 편인데 생각만큼 힘찬 패달질이 안 됩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지쳐서 그런 것이겠지!

 

팔각정에서 평창동 쪽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합니다.

 

성북구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앞에 싸이클 한 대가 있습니다.

타동네 왔으니 추월하지 않습니다.

내리막 중간에 갈라지는 길이 있었고 커브 틀기 편한 길로만 갑니다.

 

이제 다 내려왔습니다.

길은 모릅니다.

이제부터는 남쪽으로만 갑니다.

그런데 표지판에 "혜화동로타리"가 보입니다.

어딘지 모르지만 글자에 끌려 우회전합니다.

"혜화동로타리"는 없어지고 이제는 "종로4가" 표지판을 따라갑니다.

신호대기합니다.

청계천이네!

청계천을 따라 가려는데 "남산공원" 안내판이 보입니다.

남산으로 갑니다. 앞에 남산타워가 보입니다.

 

삼거리.

직진이 필동. 직진길은 2차선이지만 골목길입니다.

전에도 들어갔다 그냥 나온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그래도 직진합니다.

저번에 못 찾은 길 이번에 찾을지도 몰라!

몇 개 갈림길이 있는데 모두 "막다른길"이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할 수 없이 돌아내려가는데 외국인 둘이 사이클을 타고 오릅니다.

길이 있는 건가!?

되돌아 다시 따라 오르지만 그 둘은 보이지 않습니다.

동네 사람에게 묻습니다.

계단을 오르면 산책로가 나온다고 합니다.

 

몇 십 개의 계단을 오르니 넓은 산책로가 나타납니다.

이 길은 자전거금지로 알고 있는데 보행자길 외에 넓은 길이 있습니다.

그래서 산책하시는 할아버지께 물으니 자전거 타도 된다 하시네요.

맹인도 산책을 하시네요.

오른쪽으로 천천히 갑니다.

아마 자전거주행금지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왼쪽 아래로 국립극장이 있습니다.

잠시 휴식합니다. 여기서 두 번째 쵸코렛바를 먹습니다.

 

남산은 주차장까지만 오르고 잠시 휴식 후에 내려갑니다.

뒷림이 조금씩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내려오다가 보니 좌우로 많이 흔들리네요.

중간에 멈추어 공터로 갑니다.

중국관광객들이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웃음소리가 큽니다.

자전거를 뒤집어 놓고 스포크를 돌리로 풀고 합니다.

어느 정도 맞추고 다시 내려갑니다.

 

한남대교를 넘어갈 것입니다.

차와 같이 달리다 유턴합니다.

역시 차에 섞여 달립니다.

작은 뒷톱니 몇 개를 못 쓰는 것이 아쉽습니다.

사당으로 갈까 하다가 차 많은 도로가 번거로워 한강을 따라 내려갑니다.

한강의 자전거도로는 그 전보다 나아졌습니다.

이것은 잘 하는데 공사 중에 나오는 유물/유적 제대로 조사나 보존하지 않고

임기내 한양성곽 복원에만 집중한다는 서울시장의 기사가 생각납니다.

 

강에 떠 가는 것이 수상택시인가?

빠릅니다. 한 동안 비슷한 속도로 갑니다.

저를 보았는지 속도를 냅니다.

저도 내고 싶지만 현재 기어비로는 무립니다.

일부 상하행길이 따로 되어있는 구간이 있습니다.

모르고 상행길로 하행합니다.

 

성산대교 근처 분수가 물을 뿜습니다.

분수는 노즐이 기술이라고 합니다.

세계 최고 높이로 물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노즐 기술을

우리나라가 개발했는데 외국에 빼앗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외국의 큰 회사에서 한 번 보자 해 놓고는 보고 나서 특허를 먼저 내 버렸다더군요.

물방울로 카메라렌즈를 대체하는 기술의 일부를 개발해 놓고도

특허분쟁비용을 감당 못해 결국 기술을 뻬앗기고 만 친구 회사의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안양천은 맞바람입니다.

도림천 근처에서 깨비님을 뵈었습니다.

수요일 낮 번개를 정례화 해보자는 결론을 냈습니다. (가능하신 분 많은 참여 바랍니다.)

깨비님께서는 하트를 돈다고 하시고 저는 꽤 많이 탔고 밥도 못 먹은지라 가던 길로 갑니다.


어디서부터 보였는지 꽤 먼거리를 자전거 앞에 장난감 자동차 상자를 얹고 조심스레 
자전거를 타시던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아마도 손자를 위한 선물이겠죠.
자전거 앞에 올려 놓고 한 손으로 잡고 가시는 수고로움이 크시겠지만
아마도 좋아할 손자를 상상하시며 설레는 마음으로 타고 계시겠죠.!
 

배고픕니다.

광명대교 아래에서 휴식하며 마지막 남은 쵸코렛바를 뜯습니다.

한 입 베어 물고 오물거립니다.

왼팔을 아래로 늘어뜨립니다.

남은 쵸코렛바는 왼손에 들려 있습니다.

그런데 쵸코렛바의 1/3 정도가 끊어져 바닥에 떨어집니다.

낭패!!

차마 주워먹을 수는 없습니다.

남은 1/3에 애써 위안을 삼습니다.

그래도 떨어진 1/3에 눈길이 한 번 갑니다.

 

조금 빠르게 가고 있었는데 뒤에 한 대가 붙었습니다.

추월했던 자전거인데 따라 붙었습니다.

몇 킬로미터를 붙어 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탈만도 한데 배고픔 때문인지 괜히 여유가 없습니다.

오르막에서 치고 나가니 못 쫓아 옵니다.

 

오늘은 이렇게 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