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5
저녁을 먹고 6시 15분 쯤에 회사를 나선다.
여의도에서 직거래로 중고 안장을 구하기로 하였다.
가게에 들러 물 한 병과 양갱 두 개를 산다.
가방에 구겨 넣고 출발.
도로를 따라 안양천 합류 지점까지 약하게 빠른 패달질을 한다.
인대 문제 생기고 난 후부터 습관을 들이려 한다.
해는 산에 가까스로 걸려 있고 안양천 둔치길에 사람은 아직 드물다.
해 떨어지고 저녁 먹고 나면 슬슬 나오겠지.
이제 기어를 올리고 빠르게 패달질한다.
약한 맞바람이 있다.
하루살이와 잠자리 모두 저녁에 난다.
택배 거래 할 것을 괜스리 하루살이와 잠자리를 죽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앞에 가는 사람, 인라인, 자전거, 모두 추월한다.
힘은 들지만 안 쉬고 가 보려고 했으니.
그런데 이상하다.
어느 때부터인가 코너를 돌 때 자전거가 흔들린다.
내려서 앞바퀴를 흔들어 본다. 정상.
뒤바퀴를 흔들어 본다. 정상....이 아니고 타이어가 말랑말랑하다.
빵꾸 !!!
추월했던 자전거 지나간다. 여러 대.
빵꾸 때운다.
옆에서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유심히 바라 본다.
철티비를 가지고 있는데 MTB를 사려고 한단다.
"비싼 거나 싼 거나 별 차이 없으니 입문용 MTB 사서
아니면 중고 사서 열심히 타라고 한다.
왈바 투어후기에 보면 댄서라는 분이 쓴 것이 있는데
독하게 탄다. 그런데도 자전거는 허름하다."
빵꾸를 다 때우고 나니 약속시간이 지났다.
더 속도를 낸다.
나를 스쳐 간 자전거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다른 자전거들을 추월한다.
천천히 가던 자전거가 내가 추월하니 뒤에 붙는다.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5-6킬로미터를 달렸다.
약속 장소가 가까워 와서 떼어버리려고 최고 기어비로 올린다.
이런 !!!
체인 이탈이다.
자전거가 알아서 쉬게 만든다.
뒤 따라 오던 분은 스처지나가며 괜찮으냐고 묻는다.
끈적한 체인을 손으로 잡아 체인링에 올린다.
마포대교 아래에 도착하여 전화를 한다.
바로 앞에 있다.
안장 받고 몇 마디 나누고 거래는 종료됐다.
이제는 돌아가야 한다.
올 때보다는 느긋하게.
손이 너무 더러워져서 양갱을 못 먹겠다.
먹어 줘야 되는데......
여전히 추월하며 달린다.
철티비를 추월했는데 따라 붙는다.
오늘 왜 이러지?
한 동안 따라 온다.
역시 자전거는 엔진이 중요하다.
서서히 배가 고파 온다.
조금만 가면 도착하는데 도착해서 밥을 먹자.
업그레이드를 위한 것인지 무리한 탓인지 종아리가 아프다.
꾸역꾸역 패달질 한다.
다음에는 손 더러워도 제 때 먹어줘야겠다. 배고프면
교교한 달빛도 처연해지고 정겨운 풀벌레 소리도 구슬퍼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적토마님 가게에 가 본다.
불이 꺼져 있다.
그대로 회사로.
10시였다.
70킬로 쯤 되었으려나? 80킬로나 되었으려나?
그런데 4시간 가까이라니.
빨리 가기가 이리 어렵다니.
회사에 도착하여 밥 한 끼 더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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