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시골에는 리어카를 끄는 엿장수들이 시골동네임에도 하루에도 여러 번씩 드나 들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은 뒤에 쫓아다니며 놀리기도 하였죠.
"엿장사 똥구멍은 찐떡찐떡"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철 없는 행동이었지만 동네 아이들 대부분이 그랬고 어른들도 심하게 야단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살던 곳은 읍내에서 십리 가량 떨어진 마을이었는데 엿장수들은 우리 마을 말고도
근처 마을을 리어카에 엿판을 얹고 하루 종일 돌아 다니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마을 안에서만 생활하던 아이들에게 엿장수는 호기심의 대상이었고
게다가 맛있는 엿을 파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방구엿장수라 불리는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불리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 아저씨가 오는 날이면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리어카 주위로 모여들었습니다.
엿장수 가운데 유일하게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고,
쉼 없이 우스개 소리를 하셨고 대개의 엿장수가 고물과 엿을 바꾸는 것에 반해
방구엿장수는 고구마와 같은 먹을 것과도 엿을 바꾸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어느 날인가....
동네 어른들과 마을 술집에 들어가 있는 동안 동네 형들이 엿을 훔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때는 술집 부엌이 술자리였습니다. 아침에 술경운기에서 받아 놓은 항아리에서 막걸리를 퍼 내고
김치 한 접시가 전부였습니다. 가끔 양은냄비에 돼지비게와 김치를 넣고 끓이는 것이 최고의 안주였습니다.)
몇 명이서 꽤 많이 훔쳤습니다.
술을 드시고 나온 방구엿장수는 그 전에 볼 수 없었던 화를 내셨습니다.
그리고는 얼마 후 다시 찾아 와 아이들을 경찰에 잡아 넣는다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고 들었습니다. 제 기억에 하루 다녀 가신 것으로 보아 그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그 후 방구엿장수는 우리 마을에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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