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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자유

남산

2005.09.15

 

요즘 기분이나 몸이 조금 가라 앉아 있다.
만화 보느라 늦게 자고 그럼에도 일찍 일어나야 하니 잠 부족이 원인인 듯하다.

어제는 일찍 퇴근했다.
롯지에 들렀더니 문이 닫혀 있었다.
오랜만에 설렁설렁 평촌MTB로 갔다.
사무실 정리 중이었고 낯선 분들도 계셨고 자전거를 탈려고 하는 것 같았다.
피곤하나 힘을 빼고 다시 채운다는 느낌으로 쫓아가기로 하였다.

저녁 8시쯤인가 출발.
7명이 밤길을 달린다.
난 후미등이 없어서 중간 쯤에 끼어 간다.
전조등도 나 마냥 기운이 빠져 있다.
과천 넘어가는 고개를 넘어 도로만 타고 남태령으로 향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들은 옆으로 빠르게 지나간다.
그 덕에 자전거의 속도는 30km/h 중반임에도 힘들지 않는다.
한 분은 대공원으로 홀로 가시고 이제 여섯 명이 나아간다.
몸을 풀기 위해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
내리막 길을 달려 사당 사거리를 지난다.
몇 대의 자전거로 그 많은 차들을 번거롭게 하고 자전거도 위험하니
자전거 타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듯하다.

동작대교에서 잠시 쉰다.
오랜만에 보는 서울 야경이다.
물 위로 밤빛이 스민다.
옆으로 한산한 전철이 지나가고 저 멀리 남산이 보인다.
버스 전용도로를 달리는데 버스 기사 하나가 우리가 탐탁치 않은가 보다.
추월하더니 인도 경계석에 차를 바짝 붙여 달린다.
그러면 왼쪽이 빈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용산고교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 오르막 하나 오르니 경사가 가파른 짧은
오르막이 나타난다. 엉덩이 들고 냅다 튀어 나간다.
오른쪽으로 모퉁이를 돌아 계속 오른다.
뒤를 돌아 보니 저 멀리 자전거 불빛이 보인다.
이 길이 맞구나...하면서 계속 오른다.
잠시 기다리는데 아무도 안 올라온다. 뭔가 잘못됐다 !!
다시 돌아 내려가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아까 힘 있게 돌았던 그 모퉁이까지 내려와 횡단보도를 건너 어둡고
인적 없는 왼쪽 길로 들어 선다.
전조등은 여전히 맥이 풀려 있다.
도로가 나오길래 오른쪽에 붙어서 오른다.
그런데 역주행하는 차들이 이리 많어!! 라고 생각하는 순간
내가 역주행하고 있었다. 일방통행이라니....
인도로 자전거를 올려 계단을 걷는다.
오토바이들이 여기에 모이는군!
산꼭대기에 불 붙은 탑은 보이는데 저기를 어떻게 간다냐?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돌아간다. 오른쪽에 남산탑을 두고 돈다.
조금 가니 남산산책로가 나온다.
길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탑까지 가는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
산책하는 이에게 물으니 더 가다 삼거리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가랜다.
저 앞에 자전거 불빛 무리가 보인다.
이제 찾았네 !!

요즘에 허리 오른쪽에 이상 증상이 있는데 문득 어깨에 빗겨 매는 가방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왼쪽으로 매었는데 오른쪽으로 맨다.

정상에 오르니 자전거 무리가 보이고 인적은 드물다.
잠시 후 일행이 하나 둘씩 도착하고 남산탑의 불빛이 꺼진다.
그 때 시간이 10시 조금 넘었었던가.
잠시 후 뒤 늦게 출발한 몇 분이 더 올라오시고 사진 한방 찍고 내려간다.
한강대교 건너 둔치길을 따라 안양천으로 향한다.
63빌딩이 바로 눈앞에 보이고 길이 넓어진 곳에서 추월한 인라인이 드래프트를
감행한다. 참지 못하고 일행의 선두로 나선다.
잠시 후 바람소리님이 추월한다. 당연히 쫓아간다. 안 쉽다.
성산대교 근처 주차장 매점에 정차.
아이스크림 먹으며 휴식 후 출발.
한강에서 안양천 초입길이 새로 포장되어 매끄럽다.
이후 일사천리.

71km 정도 탔다.
가방을 오른쪽으로 매니 허리께가 좀 나아진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하고.

그리고 만화 보고 2시 넘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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