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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누님이 가입한 변액보험

몇 일 전 누님을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보험대리점이니 당연히 보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 전에 변액보험을 가입했다 하십니다.
아뿔사~~!

증권을 보여 주셔서 보니 5월에 가입하였고
보험료는 월 30만원, 사망보험금 1,000만원 + 적립보험료 형태의
적립형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이었습니다.
중간에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고요.
브릭스에 30%, 국내에 70% 를 주식에만 투자하는 상품이었습니다.

소심하신 누님이 가입했을 정도이니 펀드는 끝물인가 봅니다.

기간별 운용수익률에 따른 지급보험금이 표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딱 봐도 사망보험금 1,000만원을 제하면 동일한 수익률의 은행예금보다 지급금액이 적습니다.
다른 보험도 몇 개 가입된 상태이므로 사망보험금 1,000만원은 의미 없는 것이구요.
게다가 초장기 상품이라 그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해약이나 중도인출 가능성이 높죠.
처음에 기대했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게 됩니다.
변액보험 장기수익률은 통계적으로 10% 넘기기가 쉽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험은 위험을 줄이거나 회피하는 것인데 새로운 위험을 떠 안게 되는 것이 변액보험이죠.
그렇다고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ING가 미국에서 10년 평균수익률이 12% 전후라는 자료를 본 적이 있습니다.
높은 수익률이지만 미국의 경제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90년도에 다우지수가 3,000 포인트대에서 2007년에는 12,000 포인트가 넘었습니다.
2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4배가 성장한 것입니다.
시장의 안정성에서도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되겠지요.
그런 시장에 투자해서 연평균 12% 수익률을 낸 것입니다.
변액보험 판매자들은 미국을 기준으로 장미빛 설계를 하고 자신들이 말하는 고객을
상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변수를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하면 어떨까요?

어쨌든 25일이 보험료 자동이체일이었는데 만난 날이 23일이었습니다.
우선 자동이체를 직원수금으로 변경해 놓고 천천히 따져 보자고 했습니다.

어제 누님 집 근처에 일이 있어 갔다가 잠시 들렀습니다.
그 변액보험 얘기를 꺼내시더군요.
담당설계사한테 해지한다고 전화했더니 1년 6개월만 납입하면 이후로 납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원금이 아까워 1년 6개월만 납입하려 한다고 하시더군요.

납입하지 않으면 깡통이 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요.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아도 사망보험금에 대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는 적립된 보험료에서 빠져 나가서 원금이 하나도 안 남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담당설계사가 그런 얘기는 해 주지 않았다 하십니다.

오늘, 대표전화번호에 전화하여 자동이체만 직원수금으로 바꾸어 놓고 저에게 연락해 달라고 했는데
어찌될지?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험사에 내용증명 보내고 금감원에 민원 넣자고 했는데 누님에게는 꽤나 번거로운 일이 되어서 체념을 선택하실 것입니다. 결론은 150만원 날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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