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에 금연이란 말이 있습니다.
담배에 대한 해로움은 여기저기서 많이 이야기 되고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 따로 쓰지는 않겠고요.
저는 담배를 피우다가 안 피우기를 몇 차례 하였고 지금은 안 피우고 있는 기간입니다.
제 경험상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라 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연[禁煙]이란 표현보다 인연[忍煙]이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저의 처음 인연은 7-8년 전이었습니다.
12월30일에 술자리에서 1주일만 금연한다고 모인 사람들이 약속했는데 1주일 동안
몇 번 위기는 있었지만 어렵지 않게 금단 현상 없이 지냈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쭈욱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유혹은 쉽게 떨쳐지지가 않았습니다.
담배란 단어만 떠올라도, 영화나 TV에서 누군가 담배 피우는 것만 보아도
담배를 피우고 싶었고 그 생각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면 담배를 피워서 안 좋은 점을 스스로 되뇌였습니다.
금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꿈이었습니다. 담배 피우는 꿈.
꿈에서 한 모금을 빨아 들일 때까지는 담배 피운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한 대 빨고 나면 가슴이 덜컹 내려 앉습니다. 여기까지인가!
다행히 꿈이었고 그 꿈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생생하게 기억되었습니다.
좌절한 느낌도 함께 말이죠.
담배를 끊으면 3개월이면 어떻고 6개월이면 어떻고 하는데 저는 몸의 변화는 잘 몰랐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여전히 진한 가래가 나왔고 몸은 피곤했고.
인연을 한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새벽까지 소주 1병반을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 6시에 상쾌한 기분으로 깨지더군요. 그 때 걱정이 되었습니다. 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
우연히 그로부터 한 달 후에도 똑같이 그러더군요. 그 때서야 몸이 좋아진 것을 알았습니다.
그 때부터는 좋아진 몸을 지키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2년 9개월 가량을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가을에 담배 냄새가 왜 그리 좋은지!!
결국 참지 못하고 '한 대만 피우지 뭐' 이렇게 시작한 것이 다시 피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 대만 피우고 마는 것이 안 되더군요.
한 달 정도는 안 피우기를 두 번 정도 하고 2005년 가을에 다시 담배를 안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대회를 나가는데 조금이라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한 달 정도만 피우지 말자 했다가
지금까지 안 피우고 있습니다. 이후로 담배 냄새가 싫습니다.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며 걷는 사람도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마저 듭니다.
금연을 시도하시는 분들 많을텐데 막무가내로 '끊자, 참자' 가 아닌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임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몸의 중독을 정신적 세뇌(의지)로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몸의 중독은 없어질 것입니다. 물론 언제라도 다시 피울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하고요.
* 금연하고 2주 가량은 일산화탄소 적응기라고 합니다. 담배를 안 피우면서 폐에 흡입되는 산소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두통이 오기도 하는데 이 시기를 넘기면 하나는 극복하는 것입니다.
아참! 그리고 금연하면 월납입하는 생명보험료도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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