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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펌] 개 이야기

동호회 회원이 쓴 글.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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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과 봉사심을 가지고 회사 들어 오고 처음 맡은 업무가 오토바이 순찰업무였다.
화재 위험지역을 순찰하며  무전이 오면 현장 출동도 하는 게 주된 일이다.
하지만 반년이 다 지나도록 기대하던 건수한건 안 터져 지루해 하던 차였다.
봄.
아카시아 꽃내음을 맞으며 오토바이 순찰도중이었다.
돈암시장 뒤편에 구급출동이 난 것을 무전으로 듣고 바로 옆을 지나던 중이라 도와주겠다는
생각에 바로 방향을 틀었다.
가는 도중 무전소리를 듣고보니 개가 아이들을 물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시장에 도착해보니 아직 구급대는 오지 않았다. 내가 첫도착이다.
드디어 오토바이 순찰한 이래 크게 건수 한건 하겠군! 푸하하하
쇠파이프와 파이프렌치를 든 아저씨 한명이 기다렸다는 듯 다가온다
그 비장한 얼굴을 보니 갑자기 나도 긴장된다.
"저쪽입니다"
하며 나를 인도하던 아저씨 나에게 파이프렌치를 건넨다.
묵직한 파이프 렌치를 굳건이 잡고 안보이게 긴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어보았다.
골목을 꺽어지자 덩치가 엄청큰 개(내 엉덩이정도키)가 뒷모습을 보이고 그 앞에 아이들 2명이 울면서 담벼락에 몰려 있었다.
큰덩치에 좀 쫄았지만 옆에 쇠파이프를 든 사람도 있고.
파이프렌치를 어깨에 올려 여차하면 내려칠 자세로 내가 소리쳤다.
"왁!! 이 개새꺄!!" (이때 알았다 개한테 욕하면 안된다는걸 --;;)
개가 서서히 아주서서히 돌아서는데
"그르르르르~"
눈빛이 다르다! 검은자를 제외한 흰자위가 온통 빨갛다 .
걸리면 무엇이든 물어 뜯어버릴 입가로 잔인한 그르르 소리와 함께 허옇게 잔뜩 흐르는 개거품!
“헉”
저..저.저건 말그대로 미친개!!! 광견병!!!
다가가던 나와 아저씨는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리고...잘못걸렸다는 말은 바로 이런때 쓰는 말이다!
몸을 다돌린 미친개
"왕!!"
하며 뛰어올려하자
아저씨와 나는 동시에 뒤로돌아 뛰기 시작했다.
들고 있던 파이프렌치를 던저버리고.
뒤로 미친개가 짖으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몇미터 앞 갈림길, 이심전심
아저씨와 난 동시에 반대로 갈라졌다.
제발 날 따라오지 말길 바라며 .
뒤돌아 보니
헉!! 날 쫓아 오네 ㅠ.ㅠ x뎃다
도저히 개의 쫓아오던 속력을 감당할 수 없어 물리기 직전에 오른쪽으로 담벼락이 보인다.
2m는 족히 넘는 담벼락.
내 생전에 그리 빨리 담벼락을 탄적이 있던가! .그리 높은 담벼락을 올라본 적이 있던가!
그리 생명에 위협을 받아본 적도 있었나!
미친듯이 담벼락에 올라타 물려는 개를 내려다 보며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왜 순찰이나 돌지 구급출동에 쫓아 왔던가 자책하며
.... .
...
.
미친개는 형기대 애들이 와서 사살하고.
그날 난 형기대가 올 때까지 20분 동안 담벼락 위에서 떨었다 ㅠ.ㅠ

덕택에 아이들은 무사히 구조됬다 ㅡㅡ;;
.
.
.

나중에 안일이지만 쇠파이프 아저씨 개장수였다는 말이 .......
..
.
가볍게 한번 웃으시라고 썼습니다.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쬐금 오금이 저리는군요 ^^.
감사합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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