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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펌] 뽀리 이야기

동호회 회원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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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삼양목장 라이딩을 마치고 집에 오니 10시반이다.
감탄을 연발케 했던 라이딩이었기에 흥분이 남아 있는데 조금 울 마나님의 심기가 어떨까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초저녘 횡계에서 귀가 출발 전에 문안을 여쭈니 언짢은 기색의 목소리가 영 걸리지만 사전 재가를 미리 받았는데..머 있겟나 하는 생각으로 현관문 열고 들가니 벌써 가족들이 잠자리에 들어서 조용하다.
베란다에 잔차 놓고 땀 절은 옷 벗어 세탁기 넣고 안방으로 조용히 들가니 아들과 누워 있던 마눌 조용히 실눈 뜨더니 암말 않고 다시 눈을 감는다.
어두운 분위기.
심상찮다. --;;
화장실 들가서 조용히 샤워를 하며 ..늦게와서 삐칫나 ? 안마나 함 해 줌 풀리겟지 머
샤워 마치고 조용히 이부자리를 와프 옆으로 펴고 마눌 옆으로 누어 어깨에 손을 얹자 획 돌아서며 등을 보인다.
흠 마니 삐쳣나 보군
“늦게 와서 미안허이..내가 안마좀 해줄까?”
암말 없이 팔로 얼굴을 가린다.
주섬주섬 팔을 주물르고 다리를 주무르는데
갑자기 마눌이 킥킥거리며 웃는다.
‘큭.금새 풀리는군’ 내심 안심이다. 다음주에는 축령산에 갈 예정인데 그 동안 또 잘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큭큭 거리던 마눌 한마디 한다
“그렇게 어설프게 띵겨 먹냐! 프프프프 큭큭큭”
‘헉!!!!!!!!!!!!!!!!!!!!!’
가슴이 철렁하다.
얼마 전에 삼성생명에 만기된 저축예금을 찿아가라고 우편이 왔는데 만기금액은 안 적혀 있어 기회라고 생각해서 마눌에게 500 보내고 300만원 정도를 비상금으로 비축해 둔게 있었다. 잔차살라구
스페셜아이즈.산타크루즈.메리다.부두...샾에 가서 보고 멀로 살까 행복한 고민 중이었는데..
일단은 오리발이 최선이다.
“멀 띠먹어?”
“푸하하하 ......” 마눌의 박장대소.
“에라 ~ 잉간아 띠먹을라믄 잘 띠먹던가, 그렇게 어설프게 띠먹냐! 큭큭큭”
순간 나도 모르게 같이 웃을 뻔 햇다 --;; 띠먹은게 걸렸으니 ..절대 웃으면 안 된다고 맘 잡아먹고 강하게 부인한다.
“도대체 먼소린지 모르겠네. 아! 이 사람아 그만 웃어”
한참 웃던 마눌
“이 사람아,  내 직업이 은행원이거든. 날 속일수 있을거 같아. 한달 13만원씩 7년이야 예전에 정산한거 빼고도 답이 나와. 얼마야 얼마나 띵겼어 이자까지 계산해 줄까?”
가슴 속에서 철푸덕 좌절하는 소리가 들린다. 머릿속에서 산타크르즈가 연기가 되 사라지려 한다.
“이 사람이 무슨소리야 ! 잠이나 자~! 버럭”
대꾸거리를 찾을수 없어 큰소리 내고 이부자리 안으로 돌아누워 들어갔다.
뒤돌아 누은 내 어깨위로 스윽 손이 올라오고 귓가로 마눌의 입김.
“띠어먹고 잘라구. 큭큭”
끝까지 우겨야 한다.....voodoo도 사라지려 한다 ㅜ.ㅜ
"농담 그만하고 자자. 피곤혀“
이 말을 끝으로 난 마눌이 머라고 해도 암말 안하고 벼텼다.
대꾸가 없자 재미없어졌나 보다.
등뒤로 앉아 있던 마눌의 눕는 소리가 들린다.
안심하는 순간
결정적 타격의 한마디
“앞으로 당신 이름은 뽀리야. 김뽀리”
“김뽀리 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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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리랜다 뽀리....김뽀리 김뽀리 김뽀리
밤에 꿈 속에서 자전거가 연기처럼 허공속으로 사라지는 악몽을 꿨다.
.
.
오늘 아침 자전거로 출근하지 않고 아부하기 위해 마눌 차에 태우고 같이 출근하면서 최대한 구엽게
“여보! 근데 내 핸드폰 고장났는데 언제 사줄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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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리 친 돈으로 사. 아주 좋은 걸로. 큭큭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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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리.
...뽀리
....뽀리

어짤스쿠나 orz
어찌해야 하나요 ㅠ.ㅠ
자수(?)해서 광명 찾아야 하나요. 끝까지 우겨서 버텨야 하나요.(아자! 승리의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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